고박사->고복례->고복수

상호에 얽힌 아픔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고복수 평양냉면의 역사는 19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창업주인 고학성 대표가 평안북도 강계에 차린 '중앙면옥'이라는 가게가 시초입니다. 그의 아들인 고순은 대표는 중앙면옥의 전통을 계승해 1973년 평택역 인근 명동 골목에 '고박사 평양냉면'을 개업했습니다. 지금은 손자인 고복수(65) 대표가 '고복수 평양냉면'이라는 이름으로 가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평택 시민들은 '고박사'라는 이름을 더 친숙하게 느낄 텐데요. 상호에 얽힌 사연이 있습니다. 고복수 대표는 고박사 브랜드를 좀 더 키워보고자 사업 확장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이런 와중에 '고박사' 상호의 권리를 동업자 앞으로 변경했다 일이 틀어지면서 되찾지 못한 것이죠. 고박사에서 누이의 이름을 딴 고복례로 상호를 바꿔 운영하다 다시 고복수라는 이름을 걸고 장사를 이어나가고 있는 겁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7년부터 가게 일을 배웠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즈음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하네요. 그때 가게를 찾은 한 손님이 한 조언 덕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에 중앙대학교 안성 캠퍼스가 막 만들어지고 교수님들이 가게에 많이 찾아왔어요. 이 교수님들이 저한테 일본 얘기를 많이 했어요. 일본에서는 좋은 대학 나온 사람들도 부모님 가업을 계승한다고. 쓸데 없는 짓 하지 말고 부모님의 좋은 기술 승계하라고요. 이 말이 무척 와 닿았죠."

한창 냉면집 운영이 잘 될 때는 직원만 30명 정도 됐다고 하는 데요. 그 역시 여느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청소와 배달 일 등을 하며 아버지께 기술을 전수받았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자전거로 배달을 해야 해서 배달하는 직원만 10명씩 있고 그랬어요. 지금은 기계가 반죽을 하지만 예전에는 일일이 손으로 다 해야 했죠. 3층짜리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서빙하는 직원도 많았고요."

평택 고복수평양냉면

얼마 전 한 식사 자리에서 평양냉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함께 자리한 사람도 위와 같은 경로로 평양냉면을 좋아하게 됐답니다. 그러면서 꼭 가봐야 할 평양냉면 가게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심심하고 밍밍한 평양냉면 맛을 좋아하게 될 날이 올까?"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우연의 일치인지 평양냉면을 맛볼 기회가 곧장 찾아왔습니다. 오늘은 평택에서 3대째 계승되고 있는 '고복수 평양냉면'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그렇다면 고복수 평양냉면집의 냉면 맛은 어떨까요. 고 대표는 다른 평양냉면보다 맛이 '짙다'라고 표현했습니다. 고복수 평양냉면은 한우 육수 베이스에 동치미를 더해 국물 맛을 냅니다. 동치미의 익힘 정도와 한우 육수와 동치미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 국물 맛을 내는 게 이 집만의 비법인 셈입니다.

국물을 마시면 동치미 맛이 입안을 메우지만, 그리 톡 쏘진 않습니다. 그러면서 진한 육향이 밀려 옵니다. 평양냉면의 담백함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고 대표의 설명처럼 마냥 밍밍하진 않은 것이죠. 메밀로 만든 면은 찰기가 충분하면서도 이로 끊어 먹기 편합니다. 여름과 겨울 등 계절에 따라 메밀의 비율을 달리해 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밍밍하면 평양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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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일 / 선정년도

1975년 창업 / 2019년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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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주소

031-655-4252

경기도 평택시 조개터로 1번길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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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그의 좌우명입니다.

상호에 얽힌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는 지금도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있는 평양냉면집이란 냉면집은 전부 찾아가 맛을 비교해보고, 개선점을 찾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평양냉면에 어울리는 '김치'를 연구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하네요. 냉면의 트렌드가 계속 바뀌고 있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냉면을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도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