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입맛을 사로잡은 횟집

#대통령께 회를 대접한 사연

87학번인 형근 씨는 대학교를 졸업한 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굴지의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별문제 없이 직장 생활을 하던 그는 IMF 외환위기 즈음 회사를 그만두게 됩니다. 특이하게도 등 떠밀려 나온 게 아닌, 본인의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국내 경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던 이때, 용감하면서도 무모한 결단을 내린 것이죠.

"저는 권고 퇴직 대상자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당시 50세가 넘은 부장님들이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갑작스럽게 그만두게 되는 걸 보고 회사 생활에 회의감이 들었어요. 평소 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고요."

당시 형근 씨의 누나는 횟집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형근 씨는 직장을 다닐 때도 주말마다 누나를 도와 배달 일을 해왔는데,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횟집 경영에 뛰어들게 됩니다. 일단 시작은 했습니다만, 뭐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고 하네요. 좋은 생선을 고르고, 먹기 좋게 생선을 손질하는 일 등을 완벽하게 익히기까지 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쉬운 얘기로 밥그릇 싸움이 있기 때문에 기술을 배우기 쉽지 않았어요. 당시에는 유튜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영업이 끝나면 고기를 사서 제가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었죠. 회는 어떤 두께로 어떻게 써느냐에 따라 맛 차이가 나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노하우를 갖게 된 거죠."
 

형근 씨의 이런 노력이 빛을 보게 된 걸까요. 형근 씨는 좋은 기회를 얻어 과천 정부 청사에 회를 납품하게 되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과천 청사에 방문했을 때, 식사용으로 대접할 회를 동아수산이 제공하게 된 것이죠.

"대통령께서 시찰 오시면 회 납품이 들어갔거든요. 제가 직접 고르고 손질한 회가 들어간 거죠. 우리나라 대통령들에게 내가 뜬 회 맛을 보여줬다는 거. 그런 회를 일반 소비자들한테 전해 줄 수 있다는 게 참 큰 자부심이라고 생각해요."

안양 동아수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의 안양농수산물 도매시장에는 수산물을 파는 가게 100여 곳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생선회 전문점인 동아수산도 이곳 한편에 자리를 잡고, 1997년 8월부터 지금껏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손님들의 면면이 참 화려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들도 동아수산이 납품한 회를 맛보았다고 하네요. 오늘은 동아수산의 대표 이형근(53) 씨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큰 자부심을 가진 형근씨도 때론 팍팍한 일상에 치여 뒤를 돌아볼 때가 있습니다. 그가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옛 동료들의 모습을 보면서 '회사를 계속 다녔으면 어땠을까'라는 잡념이 생기기도 한다는데요. 장사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충일 것입니다.

"보통은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일하고, 가끔은 새벽부터 자정까지 일하기도 하거든요. 지인 경조사를 챙긴다거나, 친구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없어서 약간 후회가 들기도 하죠. 부장급, 이사급이 된 또래 친구들이 사는 모습이 훨씬 더 멋있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업의 매력을 이야기해달라고 하니 이내 눈이 반짝이는 그입니다. 가게 자리를 옮기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때는 그만의 확고한 신념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신념에 신념을 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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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일 / 선정년도

1997년 창업 / 2020년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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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주소

031-425-0096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흥안대로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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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선 고르는 TIP

취재진은 이날 동아수산의 광어회를 맛 보았습니다. 고소한 맛과 쫀득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는 데요. 형근 씨는 생선을 구매할 때 두께를 먼저 살펴보고, 직접 만져보라고 조언했습니다. 수족관에 들인 고기에게는 별도로 먹이를 주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고기의 두께가 얇아진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