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실 출신,

추어탕에 인생을 걸다

#청와대 직원에서 식당 사장님으로

"아는 분 소개로 청와대 비서실에서 2년 정도 일했어요. 결혼하기 전에는 한양대(서울 왕십리 부근) 근처에서 살았어요. 통근버스가 그쪽에서 다녔거든요."

그는 지금의 남편과 만나 결혼을 하면서 직장을 그만두게 됐습니다. 대신 남편과 함께 서울 면목동에 가게를 얻어 순댓국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그의 인생 대부분을 함께 할 요식업에 처음 발을 내디딘 것이죠. 권 씨 가족이 구리시로 가게 된 건 그로부터 4년 정도가 지난 뒤입니다.

"저는 충북, 남편은 충남 출신이라 구리시에 따로 연고가 있는 건 아니었어요. 남편 고향 사람이 이 근처에서 쌀가게를 하고 있어서 오고 가며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권 씨는 서울에서 구리로 가게를 옮기고 나서도 한동안은 순댓국과 비빔밥 등을 팔았다고 합니다. 장사를 하다 보니 이왕이면 몸보신에 좋은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네요. 고민 끝에 정한 메뉴가 바로 추어탕입니다.

"막냇동생이 어렸을 때 많이 아파서 다들 죽어 간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몸에 좋은 음식 먹여야 한다고 온 가족이 논으로 미꾸라지 사냥을 간 거예요. 아버지가 잡은 미꾸라지를 푹 고아서 항아리에 넣어놓으니까 묵처럼 되더라고요. 이걸 한 국자씩 떠먹이니까 동생이 뽀얗게 살아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미꾸라지가 좋은 걸 아는 거예요."

권 씨는 처음 해보는 음식인 탓에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고 합니다. 전국에 유명하다는 추어탕집을 돌아다니며 직접 음식 맛을 보고 조금씩 실력을 보완해 나갔다고 하네요. 주변에 입소문이 나면서부터는 추어탕 맛을 보러 오는 손님들도 늘었다고 합니다.

구리 충남식당

이번 백년가게는 가을철 몸보신에 제격인 '추어탕' 가게를 소개하려 합니다. 추어탕은 여름철 더위로 잃은 원기를 다시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가을철 보양식입니다. 추어탕의 주재료인 미꾸라지에는 단백질과 칼슘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하네요.

구리시 수택동에는 추어탕 전문점인 '충남식당'이 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불혹을 넘긴 나이일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이곳의 대표인 권옥순(74) 씨는 20대 때, 청와대 비서실 직원으로 근무한 적 있다고 합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이야기 입니다.

충남식당 안에는 수많은 표창장이 벽지처럼 붙어 있습니다. 한쪽에는 온갖 상패들이 눈에 띕니다. 이곳만의 자랑인 표창장과 상패는 모두 '봉사활동'과 관련 있습니다. 대부분은 지역에서 왕성하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남편이 받은 것들입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식당에서 보내는 통에 따로 시간을 낼 여력은 없지만, 권 씨도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삶을 지향합니다.

"구리시에 노인정이 230군데 정도 있대요. 제가 죽을 때까지 해도 그곳 모두에 추어탕을 가져다줄 순 없을 거예요.(웃음) 그래도 가끔씩 근처 노인정에 계신 노인분들 맛보시라고 20인분 정도 만들어서 가져다 드리고 있어요."

#나누는 삶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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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일 / 선정년도

1983년 창업 / 2021년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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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주소

0507-1334-6178

경기도 구리시 안골로97번길 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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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비서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권 씨는 청와대 비서실에서 근무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도 육영수 여사와 함께 봉사활동에 나선 일을 떠올렸습니다. '항상 음지를 찾는 것을 즐겨하시며 외로운 자들과…', 오랜 기간 선행을 베풀며 받은 상패의 문구를 읽는 그의 모습에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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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돈이 수중에 들어온다면?

그의 꿈은 요양원과 보육원이 함께 있는 시설을 짓는 거라고 합니다. 일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눈빛은 반짝였습니다.

"꿈에 불과하지만, 제 마음속에는 계속 있어요. 일이 있어야 희망이 있고, 삶의 활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을 꾸준히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나눔을 계속 하려고 해요. 이 세상에 돈도 좋지만 건강이 최고니까, 건강식 드시러 손님 여러분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최선을 다해서 맛있게 대접할게요."